논길 옆에 쉬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2026년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바침 빛 바랜 사진 한 장을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1980년대 중반의 어느 늦가을이었습니다. 제2의 고향인 경북 칠곡 지천면 연화동, 먼저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마치고 내려오던 길이었습니다. 당시 서울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오랜만에 대구 자식 집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연세는 이미 여든을 훨씬 넘기셨고,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했던 남편의 묘소가 그리워 성묘 길을 청하셨던 것입니다. 낡은 엘란트라 운전대를 잡고 국도를 따라 달렸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대구로 향하던 옛길이자, 어머니께서 성주에서 농사를 지으시다가 1960년대 초 칠곡 연화동으로 이사 오신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