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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형무소 역사관, 자칭(自稱) '순국애국지사 통곡의 벽' 앞에서 예를 올리다

가야돌 2025. 3. 2. 16:02

 

 

한 서린 담벼락 위 ‘대구형무소 역사관’ 세웠다(영남일보 기사)

                                                                          2025. 2. 28 영남일보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한이 서려 있는 옛 대구형무소 터(현 대구 중구 삼덕교회)에 역사관이 들어섰다. 그간 담벼락을 바라보며 조상을 기려야 했던 후손들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게 됐다. 대구 중구청은 27일 삼덕교회 중정에서 대구형무소 역사관 개관식을 가졌다. 삼덕교회 자리는 일제강점기 한강 이남 최대 규모의 감옥(형무소)이 있던 곳이다. 삼남(경상·전라·충청) 지방의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수감됐으며, 독립운동가 216(서훈 21)이 순국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삼덕교회 60주년기념관 2층에 마련된 역사관은 총면적 121.83 규모로, 전시·영상·추모존으로 구성됐다. 입구에 들어서면 당시 고초를 겪은 독립운동가의 얼굴이 관람객을 맞는다. 경북 안동 출신의 저항시인 이육사(본명 이원록)를 비롯해 구두 안창에 독립선언문을 숨겨가며 독립운동을 주도한 김영랑, 밀양경찰서를 겨냥해 폭탄을 던진 최수봉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만나볼 수 있다.

 

  옛 전화기를 연상시키는 검정색 수화기도 눈에 띈다. 수화기를 들어 버튼을 누르면 독립운동가의 시 혹은 사건을 성우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박상진 옥중 절명시' 버튼을 눌러봤다. 그러자 "다시 태어나기 힘든 이 세상에 남자로 태어났건만 이룬 일 하나 없이 저세상 가려 하니 청산이 비웃고 녹수가 찡그리네"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을 '샌드아트'로 표현한 영상존, 애국지사에게 편지를 작성해 남길 수 있는 추모존도 마련됐다. 골목 문화해설사가 상주한다.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지사는 216명으로, 서울 서대문형무소(175)보다 많다. 서대문형무소가 일부 건물이 보존돼 일제의 만행을 증언하는 역사현장으로 활용된 데 반해, 대구형무소는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형무소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조그마한 상징 조형물과 담벼락이 전부였다. 지역사회에선 대구형무소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이제라도 조성돼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우대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는 "역사관이 역사 의식을 고취하는 현장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는 류규하 중구청장을 비롯해 삼덕교회 관계자, 지역주민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역사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일요일 휴관).

 

     영남일보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삼덕교회 1층(좌측) 옛 대구형무소 순국의 터에 대구형무소 벽돌조형물과 순국애국지사 명단이 새겨진 안내문 - 방문한 우리들은(대경상록봉사단 영상반) 자칭 '순국애국지사 통곡의 벽'이라고 이름 짓고 벽 앞에서 예를 올렸다.
캄캄한 한밤중 우리 일행 한 사람이 이육사 지사가 갇혀 있는 감옥 창살을 열고 있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 출처 : 영남일보

   자칭 '순국애국지사 통곡의 벽' (사진 촬영 : 임영태 대경상록봉사단 영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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