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바람을 거역해서 향기를 낼 수 없지만, 선하고 어진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바람을 거역하여 사방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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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회 회원으로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는 글

가야돌 2022. 10. 7. 23:05

동우회 회원으로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는 글

 

80대로 치닫고 있는 동우회 회원님들은 사실상 엄밀하게 말해서 갈 길이 바쁩니다.

반평생 직장에서 보내고 회원으로 몸을 담아 참여해보니 멀리 보이기만 했던 선배님들과 높게만 보였던 분(?)들도 그렇게도 따뜻하고 다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3년간을 거의 못 본 채 지나왔는데 금년 들어 마주 친 연세 높은 분들의 모습, 아니 우리 자신들의 모습은 이 세상에서 너무나 멀리 달려온 느낌입니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어보니 참으로 값진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궁금했고, 반가웠고, 행여 내가 소홀한 점이 없었는지 시간을 넘어, 세월의 강을 건너, 인생의 벌판에서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는 약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히 얘기 꺼내기가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소중한 선배님, 선배 사모님, 주위 친구 몇 분들이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우리 대다수는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내가 그래도 가진 재산도 조금은 남아 있고 자식들도 아버지. 어머니하고 반가와 하는데  뒷짐 지고 어른 행세나 하고 때로는 큰소리치며 살아야지, 어험!, 에에-치, 탁(침 뱉는 소리)”

 

자식들이 우리 마음과 같습니까?

제 살기 바쁜데 남아도는 재산도 별로인데 자식들이 효도 잘 합니까?

요사이 세상에 이웃집 부모가 입원하지가  오래된 가정에 효자들이 제대로나 있습니까?

그리고 내가 죽으면 '아부지, 오매'하고 울고 불며 통곡할 것 같습니까?

요사이 젊은이들, 모르는 여성들이 가까이 보이면 절대 쳐다보면 안됩니다. 특히 학생, 젊은 여성들은 우리들을 보기만 하면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들 밥축이나 낸다고 멀리서부터 철저하게 외면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옛날처럼 제왕이나 된듯이 '내다, 바로 내다' 한들 아마 강아지도 우리가 누구인지 알겁니다.

이제 우리 시야에서 계급도, 청춘도, 말발도 깡그리 사라졌습니다.

시장에서, 공원에서 그리고 장례식장에서도 연세 많은 부모들과 정답게 다니는 모습도, 장례식장 모습도 영 아닙니다. 거의 사라졌습니다. 먼 곳 친척, 자식보다 가까이 있는 친구, 이웃이 열배 낫습니다.

 

결론은 말로만 좋다, 싫다 논할 필요도 없이 우리 내면의 마음을 꺼집어내어 스스로 명상과 가치와 보람을 찾는 길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자연의 조화가 있습니다.

일출(日出) 보다 일몰(日沒)이 더욱 찬란하다는 것은 세상만사가 다 알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쩌면 세상 풍파를 모두 건너온 노년시대가 오히려 더 소중하고 값어치가 있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절대 기죽지 맙시다. 그래서 우리들은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얼마나 가치 있고 열심히 살아왔는가를 생각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위로하며 마지막 길을 걸어가봅시다.

 

이제, 마음 내키는 대로 도심지 공원, 시골길, 명승지에서 하늘, 숲, 나무들을 보면서 마음들을 치유하시는 것이 정말 좋다고 느껴집니다. 하늘이 그렇게 높고 푸른 줄을, 자연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를 저는 배웠습니다.

정말 드리고 싶은 얘기로는  동우회에 가입을 했던 안했던 우리 회원님만이라도 자주 연락하여 이 세상 남은 세월이 덜 억울하도록 지내봅시다.

 

예를 들어 한두 가지만 말씀 올리겠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참여하는 급식봉사 해보면 정말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해보고 나면 자신이 뒤돌아 보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자신이 잘했구나 자존감도 생기고 행복을 느낍니다. 그런데 기천 원 하는 적은 금액이지만 그것이라도 끼니를 때우는 분들은 정말 행복한 분들입니다. 식사도 돈으로 친다면 아주 훌륭합니다. 문제는 그 마저도 먹을 수 없는 분들이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낮은데서 머물러야 물이 고인다고 하지요. 내려다보면 고개가 아프지만 올려보면 모두가 훌륭하고 좋게 보입니다.

그리고 급식봉사는 항상 하는 사람들만 참여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참여가 힘드니까 정말 고맙게도 동우회 아닌 분들도 참여합니다. 그분들은 천사들입니다. 저는 죄송하게도 계속참여하다가 이번에는 부득이한 일로 불참했습니다만.

그뿐이 아닙니다. 고독사를 줄이기 위해 안부전화하기, 일손 돕기 등 자원봉사자들은 밤낮으로 안 보이는 곳에서 힘든 일들을 우리 대신하여 해주고 있습니다.

 

동우회 회장단에서 가을철 바쁜 행사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 몸이 성하지도 않으면서도 붕대를 감고 봉사하시는 분, 병원 신세를 져가면서까지 밤을 새우면서 회원님들이 즐거워하는 일을 만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제 넋두리 그만하고 내려가겠습니다. 이제 80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성치도 않는 늙은이의 넋두리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가를  풀어놓겠습니다.

거친 세상에서 뜻을 같이 하는 회원님들 모두 남아 있는 힘과 정을 다하여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자신과 가족들과의 건강을 살피고 우리 동우회원들과 친구들 모두 열심히 살아 보는자는 뜻에서 얘기 나누듯이 적어보았습니다.

저도 작은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아주 적은 보탬이라도 해볼 것이라고 또 다짐해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모든 생활이 움직이고 걸어다닐 수 있는  나의 마지막 남은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1. 건강 챙기기, 건강을 위협 받으면 모든 것은 허사입니다

2. 적은 돈이라도 있어야 되고 써야만 사람 구실합니다.

3. 반드시 마음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눈물도 닦아주도록 해봅시다.

4. 취미를 살려서 새로운 세상을 구경해 봅시다.

5. 남은 날까지 세상을 가치 있게 살며, 건강이 허락하면 봉사합시다

 

그리고 꼭 정말 권하고 싶은 얘기로는 

여기 카페에 좋은 의견, 소식, 사진, 생활사를 올려놓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늘이 내 생애에 가장 젊은 날이고  2년, 3년, 10년이 되면 역사로 남기 때문입니다.

 긴  넋두리를 끝까지 읽고 즉석 발언대(?), 아니면 작심 발언대(?) 같은 막말이 아닌지 송구스럽습니다.

  널리 이해하여주신  선배님, 동료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 글에 잘못이 있으면 즉시 수정, 고치겠으며 넒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위 글 내용에서 현대 가정의 대세 흐름을 표현하였으며 모든 사항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카페에 급식봉사 9월 분 소식을 카페에 올리면서 -

 

2022년 9월 24일

 

봉사단 부단장 이태희 드림

 

(추억의 사진 몇장)

 

2017. 5. 12, 강릉 오죽헌
2018. 4. 28, 청송 객주문학관
2018. 10. 5, 서울 롯데타워
2019. 4.24, 합천 청와대 세트장
2018. 12.7, 행정동우회 여행클럽 행사
2018. 4. 28, 청송 객주문학관
달성공원 무료급식봉사 활동, 하루 400여 명 급식(2019)
중구노인복지관 급식봉사(2020)
2019. 7. 16, 죽녹원(竹綠園)
옛날의 금잔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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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