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삶
김성호
추석 아침에 제사상을 차려두고 조카들을 기다리고 있는 시간에 텔레비전을 보았습니다.
아흔넷 되신 할아버지께서 신문에 ‘로컬 푸드’라는 단어가 나오자 두꺼운 사전을 펴고 단어를 찾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그 단어가 없어서 컴퓨터 있는 방으로 가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노트에다 메모하는 것이었습니다. 호호백발 노옹의 아름다운 삶의 광경을 보니 ‘나는 저 나이에 저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일전에 지인이 보내온 ‘카카오 톡’에 ‘미친놈 시리즈’라는 내용 중에 ‘80넘어 뭘 배운다고 열공하는 놈’이라는 글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80넘어 뭘 배운다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미친 사람’일까?
저는 퇴직 후 대경상록자원봉사단 연금아카데미와 인연이 되어 ‘카페·블로그 관리’라는 강좌를 맡아 4년째 강의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 중 나이가 일흔 살이 넘는 분이 많습니다.
그 중에 고위직을 퇴직하고 여든이 훨씬 넘은 분이 계십니다. 동영상 촬영과 편집도 잘 하시고, 포토샵과 스위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카페와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너무 열심히 하시기에 “왜 그렇게 열심히 하십니까?”하고 여쭈어보았습니다.
“연금공단에 볼일이 있어 왔는데 일이 끝나고, 사람들이 많은 교실이 있어 들어다보니 모두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었어. 호기심이 생겨, 강의 시간표를 보니 컴퓨터 관련 강의가 마음에 들어 배우게 되었네. 지금은 욕심나는 강좌가 더 있는데 차근차근 공부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네. 연금 아카데미를 통해 배운 정보지식이 나의 삶을 크게 변화 시켜 놓았다네.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네.”라고 하셨습니다.
젊은이 못잖게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멋있게 느껴졌고, 그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성심을 다해 공부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내가 꿈꾸는 삶’은 여든 살이 넘고 아흔 살이 넘어서도 아니 죽음이 찾는 그 날까지 배우겠다고 사전을 찾고, 컴퓨터를 검색하고 메모하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움의 열정을 놓지 않는 진정 아름다운 삶을 꿈꾸며, 나도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방명록 > 인기글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정채봉) (1) | 2024.01.27 |
---|---|
단명(短命)하는 사람과 건강하게 생활 하는 사람의 차이 (0) | 2023.09.08 |
푸른 물결에서 난 연꽃은 먼지가 그 잎을 더럽히지 않는다. (0) | 2018.12.11 |
[스크랩] 韓國人 전부가 백번 천번 읽기를 기원하며. (★) (0) | 2018.09.27 |
이 시대의 진정한 愛國者 범사 이상희 전 장관님 (0) | 2018.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