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야말로 난세다. 한 친구는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며 시국의 괴로움을 호소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 학생 시절 만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를 나이 들어 읽으니 새삼 절절하다. 난세의 철학인 ‘명상록’은 시간이 쌓여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폭군들이 일으킨 환란은 인간 욕망의 지옥도를 극사실주의로 보여준다. 권력의 절대반지를 낀 채 파멸해 버린 황제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제국을 파괴하기 전에 스스로의 영혼을 먼저 파괴한다. 아우렐리우스는 달랐다. 권력의 악마성을 넘어선 황제였다. 지상 최강의 자리도 그의 평정심을 흔들진 못했다. 삶과 죽음이 하나인 사생관과 세계시민주의를 실천했다. ‘명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