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바람을 거역해서 향기를 낼 수 없지만, 선하고 어진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바람을 거역하여 사방으로 번진다.

방명록/자유게시판

어느 갑부가 전하는 인생 조언

가야돌 2024. 3. 25. 20:46

나의 편지를 읽는 고마운 당신에게!
 
오늘도 자네들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아침밥은 꼭 챙겨먹게나. 여기까지 와보니 알겠더군.
 
비싼 돈으로 산 핸드폰 70프로의 성능은 사용하지도 않았고,
나의 비싼 차도 70프로의 성능은 필요도 없는 것이었고,
호화로운 우리 집도 70프로의 면적은 비어있는 공간이나 마찬가지였으며,
옷과 일용품들 70프로 또한 지극히 필요가 없는 것들 이였소!
 
"살아보니 인생은 경기장과 같더군."
전반전은 학력, 직위, 권력, 돈을 비기며 살아왔고, 그런 것들이 높고 많으면 이기는 것이었지! 
하지만 후반전은 달랐다네.
전반전의 승리를 위해 청춘을 바쳤던 하나밖에 없는 몸.
혈압, 혈당, 당뇨, 요산을 낮추기에 후반전은 급급했지.
 
전반전은 나보다 높은 코치의 명령을 따라야 했고,
후반전은 나의 명줄을 잡고 있는 의사의 명령을 따라야 했다네!
이제야 알겠더군.
전반전에서 높이 쌓았던 모든 것들이 잘못하면 후반전에서 누릴 수가 없다는 걸.
하물며 경기도 중간에 쉼이 있었거늘, 나도 쉬며 쉬며 갔어야 했던 것을...
 
전반전에서 앞만 보고 정신없이 살았던 날들. 이제는 씁쓸한 추억으로 남았소...


나의 편지를 읽는 아직은 건강한 그대들에게!



아프지 않아도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목마르지 않아도 물을 많이 마시며,
괴로운 일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번 살아보게나!
 
돈과 권력이 있다 해도 교만하지 말고, 부유하진 못해도 사소한 것에 만족을 알며,
피로하지 않아도 휴식할 줄 알며 아무리 바빠도 움직이고 또 운동하게나.
 
3천 원짜리 옷 가치는 영수증이 증명해주고,
3천만 원짜리 자가용은 수표가 증명해주고,
5억짜리 집은 집문서가 증명해주는데,
사람의 가치는 무엇이 증명해주는지 알고 있는가? 
바로, 건강한 몸이라네! 


건강에 들인 돈은 계산기로 두드리지 말게나.
건강할 때 있는 돈을 자산이라고 부르지만 아픈 뒤 그대가 쥐고 있는 돈은 그저 유산일 뿐이니...
 
세상에서 당신을 위해 차를 몰아줄 기사는 얼마든지 있고,
세상에서 당신을 위해 돈을 벌어줄 사람도 역시 있을 것이오!
하지만 당신의 몸을 대신해 아파줄 사람은 결코 없을 테니,
물건을 잃어버리면 다시 찾거나 사면되지만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것은 하나뿐인 생명이라오!

내가 여기까지 와보니 돈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무한한 재물의 추구는 나를 그저 탐욕스러운 늙은이로 만들어 버렸다네.
내가 죽으면 나의 호화로운 별장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살게 되겠지. 
내가 죽으면 나의 고급진 차 열쇠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가게 되겠지.
 
내가 한때 당연한 것으로 알고 누렸던 많은 것들...
돈, 권력, 직위. 이제는 그저 쓰레기에 불과할 뿐...
 
그러니... 전반전을 살아가는 사람들아 너무 총망히 살지들 말고

후반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아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으니,
행복한 만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사랑해보시게.
 
전반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던 나는
후반전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패배로 마무리 짓지만,
그래도 이 편지를 그대들에게 전할 수 있음에 따뜻한 기쁨을 느낀다네.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는 그대들...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며 살아가기를...
힘없는 나는 이젠 마음으로 그대들의 행운을 빌어 주겠네!


-옮겨온 글-



우리들에게 교훈이 되는 금과옥조 같은 명언입니다.
설사 타인들은 어떻게 건강에 힘들어하더라도 
나는 절대 안심해도 좋다는 말은 
얼마나 어리석은 말인지 많은 사람들이 실감했습니다. 

힘든 세상을 무겁게 이고 사는 사람들,
얼마나 어리석게 사는 가를 당해보고 느낀다면 그것은 
엄청난 바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가 싱싱한 푸른 잎새를 가진 참나무가 
항상 힘자랑하며 위에 있는 갈대를 나무래고 약을 올렸습니다.
"갈대야 너는 항상 몸이 약하고 힘이 없어 바람도 못 이겨 항상 흔들리는구나
나를 보아라 얼마나 크고 우람한지를....."
이렇게 핀잔을 주던 참나무가 여름 장마철 대홍수를 만나 우직끈! 하고 큰 가지가 꺾이고
뿌리채 뽑혀 떠내려가면서 갈대에게
"너는 어찌해서 그대로 살아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참나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참나무야, 나는 바람이 불어도 항상 고개를 숙이며 흔들리며 살아왔고 자연에게 순응했단다."
참나무는 갈대를 보면서 부러진 채로 멀리 떠내려 갔습니다(끝)